[UX 서적 리뷰]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 - 스티브 크룩

2021. 1. 28. 15:49A 의 공부/Insights

사내 기획자 북 스터디를 통해 책을 읽었습니다. UX 분야의 구루 중 한 명인 스티브 크룩(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 라는 책입니다. 전체 내용을 기억하기보다 주요 레슨을 정리해서 때때로 참조하는 것을 선호하기에 제 생각과 함께 정리합니다.

 

 

Lesson 1. 사용성의 정의

평범한 혹은 평균 이하의 능력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어떤 사물을 사용해서 무엇인가 하려고 할 때 사용법을 스스로 알아낼 수 있다. 단 투입한 수고에 비해 얻은 가치가 더 커야 한다. - 스티브 크룩의 사용성 정의

문장을 읽고, 사용성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단순한 문장으로 풀어낸 좋은 통찰이라 생각했습니다. 특히 이 중 '스스로 알아낼 수 있다' 라는 부분이 기획을 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하는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목적을 가지고 선택한(구매한) 서비스에 진입했을 때, 사용자가 하고 싶었던 일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게 하는 것. 짧게 정리하면 간단한 일처럼 보이지만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스티브 크룩이 집중적으로 설명한 것처럼, UI 요소의 시각적 위계구조를 명확히 하고, 클릭할 수 있는 주요 요소를 효과적으로 배치한다면 사용성은 분명 크게 개선될 것입니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간다면, 데이터가 없는 '빈 화면'에는 어떤 문구를 노출하여 사용자를 안내할지, 각 화면에서 데이터를 호출하는 동안에는 어떤 UI를 통해 사용자를 기다리게 할지 등을 고려해볼 수 있겠죠. 얼럿이나 토스트 메시지, 툴팁 등 사용성을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툴을 어떻게 활용할 지 고민하고 탐색해본다면 보다 사용하기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부분을 고려하더라도 부분적으로 사용성이 안 좋은 지점들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스티브 크룩 역시 '모든 것을 자명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하죠. 다만 항상 사용성을 염두에 두고, 사용자가 스스로 알아낼 수 있게 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기획한다면 보다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짐작합니다. 깊이 고민하고 진단했기 때문에 사용성이 염려되는 부분을 알 수 있고 만약 서비스 내에서 풀어내지 못했다면 테크니컬 라이팅이나 별개의 콘텐츠를 통해 그 부분을 풀어내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항상 이 사용성의 정의를 되새기며 일한다면 기획자로서, PM으로서 탄탄한 기본기를 가지게 되겠죠.

 

 

※ 사용성을 평가 하기 위해 스티브 크룩이 작성한 세부 항목도 함께 적습니다.

    •  유용성 :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하는가?

    •  학습 용이성 : 사람들이 사용법을 알아볼 수 있는가? 

    •  기억 용이성 : 사용할 때마다 사용법을 다시 익혀야 하는가?

    •  유효성 : 맡은 임무를 완수하는가? 

    •  효율성 : 작업을 수행하는데 느는 시간과 노력의 양은 합리적인 수준인가? 

    •  호감도 : 사람들이 이것을 갖고 싶어 하겠는가? 

    •  재미: 사용할 때 즐겁거나 재미있다고 느끼는가?

 

 

Lesson 2. 뎁스보다 중요한 직관성

클릭 수가 늘어나는 것은 괜찮다. 클릭할 때 고민할 필요만 없다면 말이다. - 스티브 크룩 사용성 제2 원칙

스티브 크룩의 지침들은 모두 유용하지만 그 중에서도 위의 문장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서비스 개선 과제를 진행할 때, 때때로 그 과제가 어떤 효용으로 돌아오는지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때 저는 간혹 '뎁스를 N단계 줄일 수 있다.'라는 문장을 사용했습니다.

 

뎁스를 줄이는 것 자체가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이기도 하지만, 그 문장을 사용했던 가장 큰 이유는 비교하기 편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극히 정성적인 평가인 사용성 평가 요소 중 정량적으로 수치를 비교할 수 있는 쉬운 기준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스티브 크룩의 문장을 읽은 후, 제가 말했던 저 문장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뎁스(클릭 수)가 늘어나더라도 더 사용하기 쉽고 직관적인 UX가 있다는 것을 저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보다 실질적으로 사용성 개선에 영향을 준 기획 의도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주요 UI 요소를 보다 가까이 배치해 시각적 밀집도를 높였다거나, UI의 어포던스(affordance, 행동유도성)를 개선했다거나 혹은 메타포의 시인성을 높여 사용자 안내를 강화했다는 등의 논리로도 기획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친화적인 언어로 설명을 대체하거나 다른 언어 사용자에게 보다 직관적으로 기능을 소개할 수 있도록 다국어 검수를 진행했다는 것 역시 설득력 있는 기획이겠죠.

 

어떤 기획이 '직관적인' 사용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를 보다 깊이 고민해야할 때라 생각합니다. 다양한 레퍼런스를 참고해야 하고, 제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 것이 늘어나겠지만 이런 부분에서 서비스 기획자로서의 전문성이 쌓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래 정리한 스티브 크룩의 팁들도 유용하게 사용할 듯합니다.

 

 

※ 사용자의 쉽고 빠른 이해를 위해 스티브 크룩이 적은 방법들도 함께 적습니다.

    •  관례를 이용하라

    •  시각적 계층구조를 효과적으로 구성하라

    •  페이지의 구역을 또렷하게 구분하라

    •  클릭할 수 있는 요소를 명확히 표시하라

    •  주의를 흩뜨릴 만한 요소를 없애라

    •  내용을 훑어보기 좋은 방식으로 구성하라

 

 

Lesson 3. 선택의 문제는 사용성 평가로

(웹) 팀 구성원들은 좋은 (웹) 디자인을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각기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 - 스티브 크룩

스티브 크룩은 서비스 기획/개발 도중에 생기는 사용성에 대한 토론이 때때로 절대 증명될 수 없는 '종교적 논쟁'으로 이어진다고 말합니다. 팀 구성원 각각이 사용자로서, 또 각 분야의 전문가로서 사용성에 대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최종 아웃풋에 대한 컨센서스가 맞춰지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었죠. 제가 소속된 조직도 물론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다행히 논쟁이 어느 정도 길어지면 "두 가지 방법 모두 설득력이 있고 장단점이 있습니다. 결국 선택의 문제입니다."라고 빠른 의사 결정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고객과 가장 접점이 많은 CS/영업 부서의 의견을 구하거나 스티브 크룩이 추천한 것처럼 사용성 평가를 통해 '사용자'의 관점에서 가장 효과적인 안이 무엇인지 도출해내죠. 사용성 평가를 준비하고 실시하는 게 어렵긴 하지만 그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없는 듯합니다.

 

다만 대대적인 사용성 평가는 준비하는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저는 먼저 다른 서비스의 기획자나 동료들에게 실시하는 캐주얼 UT (User Test)를 보다 적극적으로 시도해볼까 합니다. 쿠팡의 김성한 PO 역시 저서 '프로덕트 오너'에서 캐주얼 UT를 실시한다고 적어주었는데, 유의미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스티브 크룩의 조언처럼 사용법에 대한 안내를 최소화하고, 사용자가 과제를 수행하는 중 어떤 생각을 하고 어느 부분을 고민하고 있는지에 집중해서 의견을 청취해본다면 분명 '선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발견할 것입니다.

 

 

※ 사용성 평가 후 참고할 스티브 크룩의 지침도 함께 적습니다.

    •  (테스터들이 지적한 문제들의) 공동 목록을 만들어라

    •  가장 심각한 문제 10가지를 고른다.

    •  순위를 매겨라

    •  (수정 방식과 담당자, 리소스를 분배해) 목록을 정돈하라

    •  매우 쉽게 고칠 수 있는 문제는 따로 목록을 만들어라.

    •  새로운 문제를 더하려는 충동을 자제하라 (기능을 추가하기보다 문제 요소를 제거하라)

    •  '새로운 기능'에 대한 요청은 가려서 들어라

    •  '카약' 문제를 무시하라 (사용자의 일시적 방황이나 망설임은 괜찮다)

 


 

BOOK INFO

책이름 :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

지은이 : 스티브 크룩 (Steve Krug)

#사용성 전문가의 사용자 원칙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 - 스티브 크룩